아이폰 듀오 329만원 vs 갤럭시 Z 폴드8 228만원…101만원 더 내고 살 이유가 있나, 지금 주문하면 내년 1월에 받는다
안병훈 기자
애플이 처음으로 접는 아이폰을 내놨습니다. 이름은 아이폰 듀오. 국내 출시일은 10월 23일, 256GB 모델 출고가는 329만 원입니다. 같은 용량의 갤럭시 Z 폴드8은 227만 8,100원이니 차이는 101만 원입니다. 그런데 더 큰 변수가 있습니다. 지금 주문해도 배송은 내년으로 밀리는 분위기입니다. 돈도 더 내고, 기다리기까지 해야 하는 폰. 과연 살 만한가요?
숫자로 먼저 보는 두 폰의 차이
펼친 화면은 둘 다 7.6인치로 같습니다. 겉 화면은 아이폰 듀오가 5.4인치, 폴드8이 5.5인치로 거의 비슷합니다. 갈리는 건 몸무게와 두께입니다. 아이폰 듀오는 무게 254g에 접었을 때 두께 11.3mm, 폴드8은 201g에 9.7mm입니다. 폴드8이 53g 가볍고 1.6mm 얇습니다. 주머니에 넣고 하루를 보내 보면 53g은 생각보다 크게 느껴지는 차이입니다. 배터리는 아이폰 듀오 약 4,883mAh, 폴드8 4,800mAh로 비슷합니다.
칩은 아이폰 듀오가 A20 프로, 폴드8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 포 갤럭시입니다. 후면 카메라는 아이폰 듀오가 48MP에 가변 조리개를 쓰고, 폴드8은 50MP 메인에 50MP 초광각을 더했습니다. 아직 독립 리뷰가 충분히 나오기 전이라 누가 사진을 더 잘 찍는지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스펙표는 승부의 시작일 뿐 끝이 아닙니다.
가격이 101만 원 차이 나는 이유
삼성이 국내에서 미국이나 유럽보다 낮은 가격으로 폴드8을 팔고 있다는 점이 큰 몫을 합니다. 미국에서는 아이폰 듀오 256GB가 1,999달러, 폴드8이 1,899달러로 차이가 100달러에 그칩니다. 한국에서만 유독 100만 원이 벌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폰 듀오는 2TB 모델도 있는데 가격이 509만 원으로, 일반 소비자용 스마트폰이 500만 원을 넘긴 첫 사례입니다. 폴드8에는 2TB 모델이 없습니다.
그래서 판매는 어땠을까요
아이폰 듀오 공개 후 일주일간 갤럭시 Z 폴드8의 국내 판매량은 전주보다 약 10% 늘었습니다. 높은 가격과 국내외 가격 차이, 한 달 이상 예상되는 대기 기간이 삼성 쪽 반사이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폴더블이 전체 스마트폰의 약 2% 수준이지만 올해 성장률 24%, 내년 37%로 전망되는 만큼 애플의 진입 자체는 시장을 키우는 신호로 읽힙니다.
이런 분께는 아이폰 듀오가 맞습니다
이미 아이폰과 맥, 아이패드를 쓰고 있어서 연동이 가장 중요한 분, 애플 펜슬로 필기하고 싶은 분, 기다림을 감수하더라도 애플 생태계에서 폴더블을 경험하고 싶은 분에게는 아이폰 듀오가 어울립니다. 반대로 가격과 휴대성이 중요하고, 지금 당장 한국어 AI 기능을 활용하고 싶은 분은 폴드8이 낫습니다. 시리의 한국어 AI 지원은 올해 중 예정이라고 알려져 있어 아직은 지켜볼 대목입니다. 또 아이폰 듀오는 eSIM 전용이라 물리 SIM이 필요한 분은 사전에 확인하셔야 합니다.
사기 전에 이것만은 계산하세요
첫째, 통신사 지원금과 카드 할인을 반영한 실구매가 차이를 다시 계산하세요. 출고가 101만 원이 그대로 실구매가 차이는 아닙니다. 둘째, 지금 쓰는 폰의 보상판매 가격을 확인하세요. 셋째, 케이스와 보호필름, 액정 수리비까지 포함한 총 소유 비용을 보세요. 폴더블은 일반 폰보다 파손 시 수리비 부담이 큽니다. 넷째, 배송이 내년 1월이라면 그때까지 쓸 폰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접는 폰, 처음 쓰는 분이 알아야 할 현실
폴더블은 일반 스마트폰과 쓰는 방식이 다릅니다. 접는 부위에는 주름이 생길 수 있고, 먼지가 힌지로 들어가면 고장 원인이 됩니다. 화면은 일반 폰보다 약해서 손톱이나 날카로운 물건에 닿으면 흠집이 납니다. 그래서 보호 필름이 처음부터 붙어 있는지, 임의로 떼지 말라는 안내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수리비는 일반 폰보다 훨씬 비쌉니다. 사기 전에 제조사의 파손 보험 가격을 꼭 알아보시길 권합니다.
삼성이 웃을 수 있는 이유, 애플이 웃을 수 있는 이유
삼성은 폴더블 시장에서 오래 경험을 쌓았고 가격 경쟁력이 있습니다. 애플은 처음 시장에 들어왔지만 자체 칩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충성 고객이라는 무기가 있습니다. 시장 전망으로 보면 올해 애플은 폴더블 최대 600만 대를 출하해 점유율 약 25%로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삼성은 약 38%, 화웨이는 약 22%로 전망됩니다. 애플이 시장을 뒤흔들지는 몰라도 단번에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계산입니다.
기자의 생각
솔직히 저는 이번 대결이 기술 싸움이 아니라 지갑 싸움이라고 봅니다. 한쪽에서는 “애플이 드디어 접었다, 이건 사야 한다”고 말하고, 다른 쪽에서는 “같은 크기 화면에 100만 원 더 내라고?”라고 말합니다. 둘 다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장의 눈으로 보면 질문은 하나로 좁혀집니다. 이 폰이 내 일을 100만 원어치 더 쉽게 만들어 주는가. 사장님이 매장에서 쓰는 폰이라면 결제 앱과 업무 앱이 잘 돌고 배터리가 하루 가면 충분합니다. 화려한 신제품 앞에서 흔들리는 마음은 이해합니다. 저도 새 폰이 나오면 설렙니다. 하지만 그 설렘을 계산기로 한 번 두드려 보고 나서 결정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기다림이 길수록 후기는 쌓이니까요.
독자에게
이 글은 공개된 제품 정보와 가격을 바탕으로 한 비교 해설이며 구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가격과 사양, 출시 일정은 제조사와 통신사의 공식 안내를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