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05로 전년 동월보다 3.1% 상승했다. 5월 3.1%, 6월 3.2%를 기록한 뒤 7월 2.8%로 내려갔던 물가 상승률이 두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선 것이다.
범인은 작년 통신비 할인의 ‘기저효과’
이번 물가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한 건 다름 아닌 통신비다. 지난해 8월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보상으로 전체 가입자 통신요금을 50% 감면하면서 통신료가 일시적으로 크게 낮아졌는데, 올해는 이 할인이 사라지면서 통신 물가가 전년 대비 16.6% 뛰었다. 이는 198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휴대전화료만 놓고 보면 26.7% 급등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이 기저효과가 전체 물가 상승률에서 약 0.58%포인트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진짜 체감 물가는 따로 있다
기저효과를 제거하면 실제 물가 상승률은 2.5% 수준으로 추정된다는 게 국가데이터처의 설명이다. 즉 발표된 3.1%라는 숫자를 그대로 체감 물가로 받아들이면 실제보다 부풀려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3.4%로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해, 통신비 효과와 별개로 물가의 기조적인 상승 흐름 자체는 뚜렷하다.
폭염이 만든 밥상 물가
극심한 폭염과 집중호우 여파로 시금치, 오이 등 일부 채소류 가격이 급등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보다는 6.7% 낮았지만, 전월 대비로는 3.0% 상승했고 특히 신선채소는 한 달 만에 12.4% 뛰었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경유(19.6%)와 휘발유(11.5%) 가격도 함께 올랐다.
기자의 시각: 숫자 하나보다 구성 요소를 봐야 한다
이번 물가 발표에서 중요한 건 “3.1%”라는 헤드라인 숫자가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이 섞여 있는지다. 통신비처럼 1년 전 특수한 이벤트로 생긴 일시적 기저효과와, 근원물가처럼 구조적으로 계속 오르는 흐름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한국은행도 9월에는 통신비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상승률 자체는 낮아지겠지만, 근원물가의 기조적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발표되는 물가 상승률 숫자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그 안에서 일시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을 구분해서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특히 폭염·유가처럼 반복되는 변수는 매년 비슷한 시기에 물가에 영향을 준다는 걸 기억해두면, 다음 여름 장바구니 물가 급등도 미리 대비할 수 있다.
